국제수로기구(IHO)가 그동안 국제표준 해도(海圖)집에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온 동해를 앞으로는 고유 번호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일 양국 누리꾼들이 이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IHO가 발행하는 국제표준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는 해양 지도 제작 시 표준이 되는 문서다. 지난 1953년에 만들어진 제3판이 현재까지 쓰이고 있는데, S-23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이를 근거로 전 세계에 '일본해' 명칭 사용을 주장해왔다.
반면 한국은 지난 1997년부터 S-23의 개정과 동해·일본해 병기를 요구해왔다. 이에 IHO는 지난 2017년 한국 측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북한·일본 3국이 비공식 협의체를 만들어 표기 문제를 합의하라고 했다.
그러나 작년 4월과 10월에 개최한 두 차례 협의에서 합의가 불발되자 IHO 사무총장이 지명(地名) 대신 '고유의 숫자로 식별하는 체계'(a system of unique numerical identifiers) 도입을 제안한 것이다.
IHO가 숫자 표기 방안을 내놨다는 소식을 접한 한국 누리꾼은 "한국의 판정승"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como****)은 "전 세계 60% 이상이 '일본해'를 사용하는데 다행"이라며 "이 정도면 미세한 판정승"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누리꾼(tory****)은 "이렇게 오랫동안 표기가 바뀌지 않은 줄 몰랐다"며 "이 일을 계기로 차근차근 하나씩 바꿔나가자"라고 했다.
반면 일본 누리꾼은 "한국 불평에 일본이 타협한 모양새"라며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fumb****)은 "고유 숫자로 표기된다니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뭘 하고 있었느냐"며 정부 대응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체 누구 기준으로 동쪽이냐"는 의문을 표한 누리꾼(ykpg****)도 있었다.
만약 오는 11월 16일로 예정된 IHO 제2차 총회에서 '고유 번호 표기' 방안이 통과된다면, 동해 표기 확산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한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세계 지도
다만, 이번 IHO의 새 표준 제정으로 '일본해' 표기가 자동으로 동해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동해라는 명칭을 각종 지도 위에 표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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