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적 요소 있다"

【 앵커멘트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거 직전 자신이 돈 문제를 책임지려 했다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밝혔습니다.
또 노 전 대통령 서거에는 타살적 요소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차라리 내가 다 받았다고 인정하는 게 낫지 않냐."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고민입니다.

법적인 책임 부분은 자신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은 도덕적 책임을 절감하고, 검찰과 법적 책임을 놓고 다퉈야 할 상황을 구차하게 생각했다는 겁니다.

박연차 회장에게서 10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은 지난 2월에야 정상문 전 비서관의 보고를 받아 알게 됐고,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탈진해서 말도 제대로 못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특히 자녀의 유학 비용 정도로 알았던 돈의 쓰임새가 집을 사려는 것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나아가 개인적인 도덕성이 무너지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정부의 가치까지 깡그리 부정 당하는 상황에 절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심경 때문에 권양숙 여사는 노 전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하지 않으려 했고, 노 전 대통령이 들어오면 다른 자리로 가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전 실장은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보였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는 형식은 지켰지만, 증거 없이 결론을 미리 내린 짜맞추기 수사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와 관련된 여러 상황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도록 몰아간 측면이 있으니 타살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전 실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내용을 생중계하고 소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수사 방식, 그리고 대검 중수부의 존폐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