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감학원 입소자 93명을 대상으로 한 피해조사 결과. [자료 = 경기도] |
선감학원 입소자들은 퇴소 이후에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지난 10월 12일부터 30일까지 과거 선감학원 입소자 93명을 대상으로 한 선감학원 사건 피해 사례 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응답자의 평균연령은 63.5세, 입소 당시 나이는 11~13세가 40.4%를 차지했다. 입소기간은 최소 1년 이하에서 최대 11년이었으며 평균 4.1년으로 조사됐다.
2년, 3년간 머물렀다는 응답자가 각각 23%, 22%로 가장 많았다. 입소생활 중 대다수는 기합(93.3%)과 구타(93.3%), 언어폭력(73.3%)을 겪었다. 성추행이나 강간을 당한 경우도 각각 48.9%, 33.3%로 조사됐다.
강제노역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98%가 풀베기, 잡초제거, 양잠, 축사관리, 염전노동, 농사, 나무베기 등 노역을 경험했다. 일주일 내내 노역에 참여한 경우가 53.5%에 달했다.
일주일 평균 노동일은 6일, 평균 노동시간은 9시간으로 조사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제노역행위가 지속적이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응답자의 96.7%가 사망자 목격경험이 있으며 특히 시신처리에 동원된 경우가 48.4%에 이르렀다.
선감학원에서의 생활은 퇴소 이후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85.8%의 응답자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었다. 선감학원 입소로 교육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탓이다. 76.1%는 퇴소 후에도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구두닦이, 머슴, 넝마주이 등 저소득 직업군에 종사했다.
전체 응답자의 37.6%는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 중 34%는 장애가 있으며, 이들 중 30%는 선감학원에서 입은 피해로 인해 장애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선감학원 사건은 국가폭력에 의한 지속적인 아동인권유린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진실이 신속하게 규명돼야 한다"면서 "오는 10일 활동을 재개하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선소년령 발표에 따라 안산시에 설립된 감화원이다. 해방 후에는 폐원되지 않고 부랑아 갱생·교육이란 명분으로 도심 내 부랑아를 강제로 격리·
지난 10일 정시 출범한 제2기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12월 9일까지 진실규명 신청을 받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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