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성 건설 근로자들의 현실은 더 열악합니다.
건설 근로자 10명 중 1명은 여성 근로자인데, 현장에는 기본적인 탈의실과 화장실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용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건설 현장에서 25년째 타워크레인 기사로 일하는 박미성 씨.
현장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마다 걱정부터 앞선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 인터뷰 : 박미성 / 타워크레인 기사
- "하루 일하면 그 옷을 입고 퇴근을 할 수가 없어요. 갈아입을 데가 없어서 길거리에서 갈아입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탈의실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기 때문인데, 화장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경기 성남시의 한 건설 현장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
여성 근로자들은 이용할 수조차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순희 / 목수
- "실제로 현장에서 화장실 못 가는 경우가 많아요. 새로운 현장을 다시 갈 때쯤 되면 화장실 때문에 가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이 되게 많이 돼요."
▶ 스탠딩 : 권용범 / 기자
-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여성 건설 근로자의 비율은 전체 건설 근로자의 10%를 넘어섰습니다.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정작 건설 현장에서 여성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건설 근로자의 88%가 현장에 탈의실이 아예 없거나 부족하다고 답했고,
화장실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응답도 77%에 달했습니다.
현행법상 남녀를 구분해 탈의실과 화장실을 설치해야 하지만,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김성희 /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
- "남성 중심적인 사업장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가 명료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법과 성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건설 근로자들.
오늘도 열악한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권용범입니다.
[ dragontiger@mbn.co.kr ]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김현석 기자, 이동학 기자, 양희승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