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1000명 안팎을 기록하던 신규 확진자 수가 21일 900명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검사 건수 감소를 감안하면 아직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26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치를 기록한 직전일의 1097명과 비교하면 171명이나 줄었다.
지난 15일(880명) 이후 엿새 만에 세 자릿수로 내려온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약 2만5000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발표될 확진자도 1000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총 581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대의 614명보다 33명 적었다.
집계를 마감한 밤 12시까지도 뚜렷한 급증세를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연속 1000명 아래를 기록하더라도 이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코로나19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000명대 확진자가 연일 나오면서 누적 확진자도 이미 전날(5만591명) 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0일(4만94명) 4만명대로 올라선 지 불과 11일 만이다.
최근 1주일(12.15∼21)간 상황만 보면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1015명꼴로 나온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989명에 달해 1000명에 육박했다. 3단계 격상 기준(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을 꽉 채운 셈이다.
사망자와 중환자 등 다른 방역 지표도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20일에만 무려 24명이 목숨을 잃어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사망자로는 가장 많았다. 이전의 하루 최다 사망자 기록은 지난 16일의 22명이었다.
위중증 환자 규모도 200명대 후반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주요 지표가 크게 악화하고 있는 것은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 여파로 중환자도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는 지금까지 총 217명이 확진됐고, 강서구 성석교회 사례에서는 현재까지 총 2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동일집단(코호트) 격리가 내려진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는 14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시흥시 요양원에서도 10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는 28명으로 늘었다.
비수도권에서는 교회 집단감염 사례가 많았다.
특히 경북 지역에서는 경산시, 구미시, 안동시 소재 교회와 관련해 10명 이내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했다. 대구에서도 달성군 영신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경북 경산시 기도원과 전북 익산시 종교시설로 이어져 누적 확진자가 100명으로 불어났다.
정부는 3단계 격상에 앞서 일단 수도권의 5인 이상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전날 오후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적용 시기는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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