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먼저 나오면서 탯줄이 목을 압박하는 위급 상황에 처한 태아가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 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태아가 거꾸로 나오는 응급분만 산모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해 성공적으로 분만을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에 거주하던 정모씨(38세)는 지난 12월 16일 출생 예정일(내년 1월 14일)보다 한 달 먼저 진통을 호소하는 아내 때문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아내가 분만 진통으로 의사 소통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깜짝 놀란 정씨는 119 구급대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응급처치와 신속한 병원 이송으로 태아를 살려냈다.
강북소방서 119구급대원 정지훈씨(미아119안전센터 1급 응급구조사)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임산부는 진통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고, 구급차에서 산모 상태를 확인했을 때 이미 태아의 다리가 먼저 나오면서 탯줄이 목을 압박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면서 "태아의 목과 탯줄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고 흉부압박을 시행하면서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분만포로 덮어 이송했고 병원 도착 즉시 수술실 의료진에 의해 분만이 완료되어 현장에서 아기 울음소리까지 확인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태아가 거꾸로 나올 경우 탯줄이 목에 감겨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분만에 해당한다"면서 "이럴 경우 하복부를 높게 유지시키는 등의 응급처치와 함께 신속히 이송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산모의 남편 정 씨는 "출산 예정일인 내년 1월 14일 보다 29일이나 빨리 진통이 시작됐고 아내가 분만 진통으로 의사표시도 못하는 상황이라 너무 당황스러워 119에 신고했다"면서 "아이가 거꾸로 나올 때만 해도 너무 놀라 어찌할 줄 몰랐는데 긴급한 상황에서도 차분한 대처로 아내와 아이의 생명을 구해준 119구급대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구급차 내 출산은 2017년 1건, 2018년 2건, 2019년 2건 등이었다. 서울시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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