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캐터랩이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가 성희롱과 혐오 발언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서비스 잠정 중단이 결정된 이후에도 차질없이 작동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페이스북 대화 메신저 기반의 이루다는 오늘(12일) 오후 2시 40분쯤에도 기자의 질문에 정상적으로 대답하며 기능을 이어갔습니다.
성차별 등 혐오 발언이 문제가 된 만큼, 기존에 "혐오스럽다"고 표현했던 임산부석에 대해 "사회적으로 여러 논의가 있었다고 들었어"라거나 "좀 조심스러워서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라고 대답하는 등 전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흑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안 봤지만 왠지 알 것 같아"라고 대답하는 등 미흡한 측면도 여전했습니다.
10분 넘게 대화를 이어가던 이루다는 오후 2시 53분쯤 기자가 운영 중단 발표를 묻자 "[ 취소되었습니다. ]"라는 답을 남긴 뒤 더는 대화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루다는 개발자들이 연인 간의 카톡 대화를 돌려 봤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개발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속속 드러난 상황입니다.
이루다 개발팀에서 수집된 사용자의 특정 대화 내용 중 연인 간의 성적인 대화, 농담을 캡처해 사내 메신저 단체방에 공유하는 일이 있었는데, 내부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웃어넘겼다는 내부 직원의 폭로가 나온 겁니다.
앞서 스캐터랩은 이루다 개발 과정에서 자신들의 연애 상담 서비스인 '연애의 과학'을 통해 수집한 연인들 사이의 카톡 대화를 활용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연애의 과학'은 연인이나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상대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스캐터랩에 보내고 일정 금액을 결제하면 대화 내용을 분석해 애정도를 측정해주는 서비
그런데 이런 사적인 내용들을 이용자들에게 명확한 고지 없이 이루다 개발에 사용해 문제가 됐습니다.
스캐터랩은 지난 11일 블로그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일정 시간 서비스 개선 기간을 가지며 더 나은 이루다로 찾아뵙고자 합니다"라며 서비스 잠정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