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을 성적 대상화하는 팬 문화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에 이어 연예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시작 하루만에 20만 동의를 얻으면서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 문화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 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 이날 오후 2시 기준 21만여명이 참여했다. 청원시작 하루만에 20만 동의를 얻은 셈이다.
청원인은 "여성 연예인들이 인공지능(AI)을 사용해 가짜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인 딥페이크에 고통받고 있다"며 "이 기술을 사용하면 성인 비디오(AV)에 등장하는 여성의 얼굴을 특정 연예인 얼굴로 바꿀 수 있다. 특히 딥페이크 영상 속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한국 여성 연예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딥페이크는 엄연한 성폭력이다. 피해받는 여성들 중 사회 초년생인 미성년 여자 연예인들도 있다"며 "딥페이크 사이트와 이용자들의 강력한 처벌과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선 11일에는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시작돼 같은 시간 17만여명이 참여한 상황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아이돌을 주인공 삼아 만든 팬픽션 문화에서 파생된 알페스는 주로 남성 아이돌 간 동성애를 소재로 삼고, 성행위를 수위 높게 묘사하는 등 부적절한 내용이 많아 문제로 지적됐다.
알페스 문제를 제기한 청원인은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적나라한 표현을 통해 성관계나 성폭행을 묘사하는 성범죄 문화"라며 "알페스 이용자들 또한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시장이 유지된다. 그러니 소속사도 우리를 고소하지 못할 것'과 같은 후안무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극적인 행정조치로 한 시라도 빨리 '알페스' 이용자들을 수사해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덧붙였다.
'알페스'와 '딥페이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둘러싼 성별갈등도 거세지고 있다. 앞서 차별·혐오 논란으로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잠정 서비스 중단되면서 남초(男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알페스 vs 이루다 뭐가 더 심해?' 등 제목으로 여성들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는 글이 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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