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무시한다는 망상에 빠져 이웃을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오늘(15일)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살 A씨의 항소심 사건에서 원심 일부를 파기하되 형량은 1심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치료감호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24일 오전 8시 30분쯤 층간소음을 빌미로 위층 주민과 다투다 1층 자신의 옆집 주민 B씨로부터 "그런 걸 따지느냐"는 취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A씨는 곧바로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나온 뒤 B씨를 향해 휘둘러 숨지게 했습니다. 집 안에 있던 B씨 아들도 A씨를 막으려다 흉기에 찔렸습니다.
이어 A씨는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흉기로 더 공격한 뒤 집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손을 씻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10여년 전 유사한 범행을 저질러 8년간 치료감호와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징역 30년형을 내린 1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이 사건 발생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피고인 정신질환이 기존 치료감호 등을 통해서조차 좀처럼 치료 내지 개선되지 못한 데에는 치료 의지 부족 같은 피고인 잘못이 있다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과 그 반대 의견을 낸 검사 주장을 각각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원심 내용을 직권으로 파기하면서도 형량 자체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생명을 경시한 채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보이지 않았다"며 "범행 원인을 줄곧 피해자에게 돌리는 등 반성하는 태도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