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현장 심층취재 네 번째 순서입니다.
사교육은 이제 동네 보습학원 수준을 넘어 기업형 산업으로서 21조 원에 이르는 시장규모로 커진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지급해야 할 비용은 너무나 큰데요.
사교육 시장 21조 원의 경제학, 윤범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서울 중계동에서 외고 입시 학원을 운영하는 강태우 씨.
최근 학원가의 주식 상장 바람에 뒤질세라 학원을 코스닥에 등록해 어엿한 상장기업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 인터뷰 : 강태우 / 강태우어학원 대표
- "일부는 상장사가 돼서 자금조달이나 기업 IR이나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데 그렇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분명히 약점을 지닐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사교육 업체의 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교육 관련 기업의 총 자산 규모도 껑충 늘어났습니다.
학부모들이 매년 사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은 약 21조 원.
더구나 사교육의 절반가량이 초등학생에게 집중돼 사교육비는 해가 갈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사교육 시장은 이제 섣불리 다룰 수 없는 하나의 산업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희태 / 고려교육 연구이사
- "서비스업 직종 중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곳이 어디인가? 학원입니다. 어림잡아도 100만 명이 직접 일하고 있고요. 생계구조를 고려하면 300만 명이 걸린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사교육 시장 때문에 우리 사회가 치르는 대가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 사교육 폐해 ① 중산층 소비 위축 #
우선 사교육비 지출은 중산층의 건전한 소비여력을 위축시켜 내수시장의 성장을 저해합니다.
▶ 인터뷰 : 예상한 /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
- "이게 다 소비로 돌아가고 부가가치가 많은 상품을 소비하는 쪽으로 돌아가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고…"
# 사교육 폐해 ② 출산율 저하 초래 #
둘째, 지나친 사교육비는 출산율을 떨어뜨려 국가 미래 성장동력을 좀먹습니다.
▶ 인터뷰 : 강성국 / 한국교육개발원 소장
- "부모들이 아이들을 낳지 않는 이유는 보육비가 없어서라기보다는 현재 교육비가 상당히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 상당한 부분일 거 같아요."
# 사교육 폐해 ③ 노후자금 고갈 #
끝으로 사교육비는 서민과 중산층의 여유 자금 마련의 기회를 박탈해 노후생활까지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 범 / 교육평론가
- "결과적으로 노후 생활 기반이 약화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결국 20년, 30년 뒤에 세대적인 불행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에…"
강사들 고용 효과를 일부 인정하더라도 사교육은 결국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시한폭탄과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어느새 하나의 산업으로 우리 곁에 자리 잡은 사교육 시장.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고용 대책과 함께 사교육의 수요와 인력을 공교육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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