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단편소설 '뿌리'의 작가 김민정씨가 자신의 소설 본문 전체를 무단 도용한 작가가 지난해 5개의 문학공모전에서 수상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 김민정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 도용됐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5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됐다"며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자신의 소설을 도용한 작가가 수상한 문학상이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 총 5개라고 설명했다.
김민정 작가는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에서 제목을 '뿌리'에서 '꿈'으로 바꾸어 투고했고, 나머지는 제목과 내용 모두를 도용했다"라며 "즉 같은 소설로 여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소설은 본인의 작품이 아닌 저의 소설을 무단도용한 것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용된 소설에서 이 분이 상상력을 발휘한 것은 '경북일보 문학대전'과 '포천38문학상'에서 기존 제 문장의 '병원'을 '포천병원'으로 바꿔 칭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이번 일로 인해 문장도, 서사도 아닌 소설 전체를 빼앗기게 됐고, 제가 쌓아 올린 삶에서의 느낌과 사유를 모두 통째로 타인에게 빼앗겨 버렸다"라면서 "소설을 통째로 도용한 이 일은 문학을 넘어 창작계 전반에 경종을 울릴 심각한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학상의 부실한 운영에 대해서도 꼬집했다
김 작가는 "'뿌리'는 2018년 백마문화상을 수상한 작품이었고, 온라인에 본문이 게시돼 문장을 구글링만 해 보아도 전문이 나옵다"라며 "이것은 문학상에서 표절, 도용을 검토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마저 부재함을 시사한다"고 비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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