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01.08. 김호영기자 |
16일 추미애 장관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대검찰청이 스스로 수사하고 출국금지 요청을 한 것은 묵비한 채 출금 요청서에 관인이 없다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일개 검사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사의 출금 요청에 검사장 관인이 생략된 것이 문제라 하더라도 당시 검찰 수뇌부는 이를 문제 삼기는커녕 출금 요청을 취소하지 않고 오히려 출금을 연장 요청하면서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검찰'을 약속한 검찰이 새해 벽두에 '제식구 감싸기'로 국민을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추 장관은 검찰의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가 전형적인 '극장형 수사'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최근 논란이 빚어지자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배당해 검사 5명을 투입해 수사 중이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아내 언론을 통해 여론몰이를 먼저 한 다음 커다란 불법과 조직적 비위가 있는 사건인 양 수사의 불가피성을 내세우는 전형적인 '극장형 수사'를 벌이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참고인에 대해 사건 번호 없이 장관 직권으로 출국금지를 한 사례가 있다며 검찰 논리대로라면 이 사안을 수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당시 이 사건에 관여한 법무부 간부들이 '추라인'으로 짜깁기되고 있다면서 "누구를 표적으로 삼는 것인지 그 저의도 짐작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이날 법무부는 A4지 5장 분량에 달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냈다. 김학의 출금 논란에 말을 아끼던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반박 입장문을 내놓은 것이다. 법무부는 "김 전 차관의 심야 해외 출국 시도에 따라 이뤄진 긴급 출국금지 일부 절차와 관련한 논란은 출국금지 자체의 적법성과 상당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부차적인 논란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장관과 법무부가 연달아 입장문을 낸 것을 두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윤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