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나 노숙자 명의로 차를 할부로 사들인 뒤 이를 중고차 시장에 대포차로 되판 속칭 '승용차깡'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줘 신용불량자가 된 피해자 두 명은 빚 독촉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에 사는 50살 김 모 씨는 군대를 갓 제대한 아들 앞으로 날라온 고급 중형차 할부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어본 김 씨는 아들이 취업에 필요하다며 소개받은 사람들에게 인감 9통을 떼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차 싶었지만, 설상가상으로 휴대전화 11대 값으로 천만 원짜리 고지서까지 청구되면서 재앙이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모친
- "핸드폰 11대니까 한 분만 해도 11번 아니에요. 그 사람들 10분 단위로 전화하니까 우리 아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거에요. 하혈을 하고, 차 회사에서도 처음에는 전화를 계속 하니까…."
35살 신 모 씨 등 일당 46명은 취업과 신용도를 미끼로 접근해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 인터뷰 : 신 모 씨 / 피의자
- "개인의 신용도를 올리기 위해서 금융권과 거래가 있어야지, 차량을 뽑게 되면 신용도가 올라간다고 거짓말했습니다."
이들은 먼저 유령회사를 만들어 신용불량자들과 노숙자들을 모집한 뒤 문서를 위조해 신용도를 조작하고, 캐피털 업체에 할부를 신청해 새 차를 구입했습니다.
출고된 48대는 곧바로 반값에 대포차로 팔아치우거나 렌터카 회사에 넘겼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캐피털업체 관계자
- "자동차가 어디 있는지 확인도 안 되고 소재 파악도 안 되기 때문에 권리행사를 실제로 진행하는 회사는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피해를 본 신용불량자 가운데 2명은 빚 독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일당 46명 가운데 총책인 신씨를 구속하고 4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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