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세계적으로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붉은해오라기가 제주도에서 번식하는 모습이 한 환경전문 촬영가의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붉은 해오라기.
이무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6월 제주도 한 숲속의 나뭇가지.
알을 막 깨고 나온 새끼 새 두 마리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새근새근 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녀석들은 며칠새 몰라보게 자랐습니다.
목을 빼고 어미를 기다리는가 싶더니 어미가 물어온 먹이를 받아 먹으려고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부화한지 한 달 남짓.
어미만큼이나 훌쩍 커버린 녀석들은 이제 날갯짓을 연습합니다.
솜털이 아직도 복슬복슬한 이 녀석들은 다름 아닌 붉은해오라기.
황새목 백로과에 속하는 이 붉은해오라기는 일본에서 주로 번식하고 타이완과 필리핀 등 더운 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새입니다.
하지만, 전세계를 다 뒤져도 800마리 정도가 겨우 남은 말 그대로 멸종위기 동물입니다.
▶ 인터뷰 : 현승철 / 환경청 제주사무소
- "그동안 일본에서만 번식이 확인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잠시 통과하는 통과조류로 알려졌었는데 이번에 제주에서 번식이 확인된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태풍에 밀려온 사례가 두 세번 있었을 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는 모습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아열대 지역의 조류들이 지
붉은해오라기는 낮은 산지에 주로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는 만큼 어렵게 찾아온 이런 희귀한 손님을 어떻게 잘 보존할 것인지 숙제로 남았습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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