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친구 A씨 휴대폰 특이점 없어"
전문가 "강바닥에 신발 박혀 있을 것"
전문가 "강바닥에 신발 박혀 있을 것"
경찰이 최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22살 故 손정민 군 친구 A 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했으나, A 씨의 휴대전화에서 범죄 정황을 의심할 만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손 군의 신발이 사망 원인을 밝힐 사실상 마지막 단서가 됐습니다.
"강으로 들어가다 익사한 것 아니냐" 가능성 제기
오늘(2일) 경찰에 따르면 손 군은 지난 4월 30일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한강 수중에서 양말만 신은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손 군의 양말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양말의 묻은 흙과 관련한 토양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한강 둔치에서 약 10m 떨어진 강바닥의 흙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흙이 둔치에서 5m 떨어진 강바닥 지점의 토양 성분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손 군이 강으로 걸어 들어가다가 신발이 벗겨졌고 이후 익사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손 군 양말의 흙과 유사한 성분이 확인된 지점은 목격자들이 손 군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입수 지점으로 지목한 곳과 그리 멀지 않다는 점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합니다.
손 군 실종 당일인 4월 25일 오전 4시 40분쯤, 한강 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는 목격자 7명은 "한 남성이 물속으로 수영하듯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봤고, 시원하다는 듯이 낸 소리를 들었다"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다만 당시 이들이 본 입수자가 손 군이 맞는지는 정확히 특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경찰은 추가 목격자 진술과 CCTV 분석을 통해 입수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신발, 강바닥에 있거나 멀리 가지 않았을 것"
손 군 양말에 묻은 흙과 유사한 성분이 발견된 지점은 강바닥에 펄이 쌓여 있어 발이 빠지면 들어 올리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손 군은 당시 일반적인 흰색 운동화를 신었는데, 발을 뺄 때 벗겨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반포한강공원 둔치 10m 부근의 유속은 초속 수㎝에 불과할 정도로 느리다"며 "신발이 그 안쪽의 강바닥에 박혀 있을 가능성이 높고, 떠내려갔더라도 멀리 가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추론했습니다.
실제로 신발이 둔치로부터 10m 주변에서 발견될 경우, 손 군이 신발을 신은 채 강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도중에 신발이 벗겨졌다는 추론에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신발이 발견되더라도 손 군의 입수 경위까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앞서 A 씨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 변호사를 통해 "술에 취해 '블랙아웃'으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경찰 "A 씨 휴대폰서 혐의 의심 정황 발견 못했다"
A 씨와 손 군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며 사건 관련자를 다각도로 조사한 경찰도 A 씨에게서 살인은 물론 과실치사 등 어떤 범죄 혐의점을 적용할 만한 의심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어제(1일)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는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 씨를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CCTV 영상의 원본을
반진사는 "지난 달 27일 경찰이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를 들으며 수사 과정의 공정성과 합리성에 강한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반진사는 손 군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사람들이 만든 온라인 카페로, 지난달 16일 개설된 후 지금까지 약 3만 3천여 명이 가입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