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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 친언니, 아동수당·양육수당 꼬박꼬박 받아

기사입력 2021-06-06 10:09 l 최종수정 2021-06-13 11:05
구미 3세 여아 살인 혐의 김 모씨 판결문에 드러난 학대 정황
마들렌 빵 6개, 200㎖ 우유 4개, 죽 1개 주고 떠나


경북 구미에서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그제(4일)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김 씨는 빵, 우유 등을 남겨놓고 길게는 사흘 가까이 아이를 홀로 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씨에 대한 판결문에는 3살짜리 아이가 장기간 학대당하다가 먹을 게 없어 아사할 때까지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또 무더위 속에 굶어죽을 것을 알면서 버리고 떠난 이유와 아이 사망 후에도 꼬박꼬박 아동수당을 챙긴 파렴치한 행적 등이 발견됐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0일 저녁 김 씨는 빌라에 3세 아이를 혼자 두고 나왔습니다.

1년 전 어플을 통해 만난 남자친구 박 씨와 동거하기 위해 이사를 간 것입니다.

빌라에는 마들렌 빵 6∼10개 가량과 죽 1개, 200㎖ 우유 4개만 남겨뒀습니다.

아이 혼자 빵과 우유 정도는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이틀 먹기도 모자란 양이었습니다.

실제로 다음날 아침 빌라에 왔을 때는 우유가 1개만 남아 있었고, 결국 아이는 그 이후 200㎖ 우유 1개만으로 버텨야 했던 것입니다.

당시 아이 키는 약 80㎝로 추정되는데 현관문 안쪽에 설치된 도어락 버튼은 바닥에서 122㎝ 높이에 위치해 있어, 아이 스스로 도어락 버튼을 누르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 김 씨는 윗층에 자신의 부모가 살고 있는데도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그로부터 8일 후 남자친구의 아이를 출산했고, 같은 달 25일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빌라에 버리고 나온 아이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아이 사체를 직접 목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빌라를 찾아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김 씨는 아이가 홀로 남겨져도 잘 울지 않는다는 점과 스스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적절한 조치 없이 아이를 빌라에 방치하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살인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8월 중순 아이가

숨졌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김 씨는 아이 앞으로 나온 아동수당과 양육수당을 꼬박꼬박 챙긴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아이가 살아서 함께 지내는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간 아동수당 총 50만원, 양육수당 총 50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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