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구매 의향 단계서 중단, 백신사기 아냐”
이진련 “진상 규명 통해 시민들에게 과정 공개해야”
이진련 “진상 규명 통해 시민들에게 과정 공개해야”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도입 추진과 관련해 ‘백신사기’ 여부를 놓고 권영진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진련 대구시의원이 50분 동안 설전을 벌였습니다.
오늘(16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83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 질문자로 나선 이 의원은 발언을 시작하며 흰 고무신을 얼굴과 가깝게 들었습니다.
이 의원은 “시장님, 시장님이 말씀하신 백신이 이 '백(白)신'은 아니겠죠? 이렇게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이걸 제대로 아셔야 합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구 의료계가 백신 도입을 추진하며 사용한 예산 내역과 ‘백신사기’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이 의원은 “지역 의료진들의 노력과 선의는 존중돼야 하지만, 타 지자체에서도 독자 행보를 하다 무산된 전력을 대구시가 모를리 만무하다"며 "진상 규명을 통해 시민들에게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BBC 등 해외 언론에서도 백신 사기라 보도될 정도로 국제적 망신을 샀다.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사용된 예산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권 시장은 “이 의원님은 진실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만 이야기하라”며 큰소리쳐 분위기가 고조됐습니다.
권 시장은 ‘백신사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이번 백신 도입은 메디시티협의회 구성원들이 정부를 돕기 위한 순수한 열정에서 시작됐다”며 “사용된 금액도 없는데다 구매 의향 단계에서 중단됐기 때문에 사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메디시티협의회와 보건복지부 백신구매팀 등 협의 내용에 대해서도 밝혔습니다. 그는 “협의회에서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백신 수급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협의 끝에 진위가 의심된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 추진을 중단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백신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 구매 의향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하며 “왜 공개하지 못하나. 그것을 본 공무원도 없다고 하더라. 공무원도 패싱한 협약에 뭐가 있길래 밝히지 못하느냐”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러자 권 시장은 “법적인 검토를 거쳐 공개할 수 있다면 공개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추가로 이어진 질의에도 권 시장은 “의혹을 부풀리지 말라”며 소리쳤고, 이에 이 의원도 “(백신 도입 추진 논란으로) 부끄러운 건 시민”이라며 되받아쳤습니다.
대구시가 추진했던 미국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을 도입하려다 무산된 ‘대구시 화이자 해프닝’과 관련해 권 시장을 향한
자신을 대구시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더 이상 쪽팔려서 대구에 살 수가 없다”며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안 될 일을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여 시민들은 타 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불쌍한 신세가 됐다”고 꼬집으며 권 시장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