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대혈 맡겼더니 회사부도 창고 방치

【 앵커멘트 】
요즘 아이를 출산하면서 제대혈을 보관하는 부모들 많은데요, 제대혈 업체 선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실제로 부도로 이어진 일도 있는데, 피해자들이 일부 승소 판결까지 받아냈지만 실제 배상은 힘들게 됐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용인에 사는 김경수 씨 부부는 지난 2004년 1월 KT바이오시스라는 업체에 첫째 아이의 제대혈을 맡겼습니다.

다른 업체보다 비쌌지만 병원에서 추천한데다 KT가 인증한 사내벤처기업이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경수 / 제대혈 피해자
- "굴지 기업인 KT가 한다고 하니까 다른 업체보다 더 믿음이 갔고, 보장기간도 더 길고 그래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1년 뒤 부도 처리됐고, 1천5백여 개에 달하는 제대혈은 사실상 창고에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자 이 씨를 비롯한 피해자 5백여 명은 KT바이오시스와 KT가 함께 피해를 배상해야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KT바이오시스의 책임은 인정했지만, KT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안내책자에 KT 슬로건 등이 들어 있거나 비용을 KT전화요금에 포함시켜 낼 수 있게 했다는 점으로는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겁니다.

KT바이오시스가 폐업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실제 배상을 받기는 어려워진 셈입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피해자들은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예정이어서 제대혈을 둘러싼 첫 법적 분쟁은 항소심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