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인 경찰이 술 취한 청각 장애인을 때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맞은 장애인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앞 인도입니다.
지난 7일 새벽 1시쯤 청각 장애인인 67살 박 모 씨가 이곳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남대문경찰서 소속 강 모 경장에게 얼굴을 맞은 뒤였습니다.
피해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뇌출혈 증세를 보여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 인터뷰(☎) : 피해자 박 씨 가족
- "의식불명 상태고요. 식물인간 될 확률이 99퍼센트고요."
사건 직전, 박 씨는 술에 취한 채 택시를 탔다 남대문 경찰서 앞에서 내렸습니다.
박 씨는 경찰서에 들어가려고 했고 이를 말리는 강 경장과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피의자 강 모 경장과 피해자 박 씨는 바로 이 경찰서 계단에서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 경장은 자신을 폭행하려던 박 씨를 막다 우발적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인터뷰 : 김종만 / 서울 남대문경찰서 형사과장
- "피해자가 앞으로 갑자기 팍 달려들더라.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쑥 내밀었는데 그 손이 피해자의 안면부에 맞았다."
경찰은 직접 소방서에 신고해 박 씨를 병원으로 옮기고도 별다른 조사를 벌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경찰은 피해자 측의 신고로 사건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던 사실을 사건 사나흘이 지나서야 파악했습니다.
남대문 경찰서는 강 경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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