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회사 정보를 빼내 경쟁업체에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회사에서 기밀을 지키기 위한 보안 장치를 하지 않았다면 영업비밀이 아니란 판결이 나왔습니다.
유상욱 기자입니다.
【 기자 】
공장 자동화 시스템 부품을 만드는 한 중소업체입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 직원인 홍 모 씨는 지난 2005년 7월 회사를 그만두면서 영업과 기술정보가 담긴 CD 네 장을 챙겨 나왔습니다.
업무 정보에 대한 기밀을 유지하겠다는 각서를 썼던 홍 씨는 퇴직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경쟁업체 대리점 사장이 됐습니다.
홍 씨는 전 회사에서 빼낸 정보를 이용하다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2심 재판부는 홍 씨의 행동이 영업비밀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공정한 경쟁과 기업발전을 막는 것이라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1·2심과는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이 되려면 비밀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표시해놓고, 아무나 접근할 수 없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컴퓨터에 잠금장치가 없었고, CD가 있던 서랍도 열려 있었기 때문에 해당 자료를 영업비밀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오석준 / 대법원 공보관
-"내용이 중요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비밀자료에 걸맞은 세심한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에 따라 회사가 영업비밀을 인정받으려면 보안장치를 강화하는 등 회사 비밀을 지키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유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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