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철 시원한 냉방버스 타보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하지만, 폐차될 때까지 한 번도 에어컨 필터를 청소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국 먼지와 세균을 마신 셈인데요, 심우영 기자가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 기자 】
방금 운행을 마치고 들어온 한 시내버스입니다.
낮에는 아직 더운 탓인지, 실내에는 에어컨이 작동 중입니다.
그렇다면, 매일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에어컨 상태는 어떨까.
시내버스 천장에 붙은 폭 30cm, 길이 60cm가량의 에어컨 필터 덮개를 열고 내부를 흰 장갑으로 닦아봤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필터 내부에서 시커먼 먼지가 한 움큼 떨어져 내립니다.
언제 청소를 했는지 필터 안쪽은 시커먼 먼지가 덩어리째 겹겹이 쌓였고 장갑을 낀 손마저 금세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이 버스의 에어컨 필터는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여름 내내 먼지와 세균만 내뿜었고 시민들은 세균을 들이마신 셈입니다.
시내버스 기사는 출고된 지 7년이 지나도록 에어컨 청소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대구 시내버스 기사
- "버스가 출고된 후로 한 번도 에어컨 필터를 교환하는 것을 못 봤습니다…. 상당히 지저분한 상태고 먼지가 많이 낀 상태에서 손님들과 기사들의 건강이 상당히 우려되고…."
더 기막힌 사실은 모든 시내버스들이 출고부터 폐차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에어컨 청소를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시내버스 회사 측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외면하고 있고 에어컨 청소를 요구하는 버스기사에게 오히려 면박을 주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대구 시내버스 기사
- "당연히 자기들이(버스 회사) 이 상태를 압니다. 기사들은 회사에 이야기했다가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까 이야기를 못 하고 있는 상태거든요. 이게 그냥 묵과돼서 넘어가는 그런 상태로 지금까지 온 겁니다…. 전국에 버스 상태가 이런 상태…. 아니겠나…."
대구시는 최근 수백억 원을 들여 버스 운행시스템을 설치했지만 정작 시내버스는 세균만 잔뜩 내뿜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대구시와 버스회사들이 시내버스 환경 개선을 외면하는 사이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