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서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면서 일반 주택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파트만 들어서는 동네에서 옛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C&M 천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염리동 주민센터의 작은 방.
텔레비전 모니터를 가운데 놓고 서너 명의 주민들이 마주 앉았습니다.
한 장 한 장 사진들을 바라보며 의미를 떠올려 보기도 하고, 사진의 구도에 대해 논의하기도 합니다.
머리가 흰 70대 어르신에서부터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6명의 주민으로 만들어진 동네 사진관입니다.
▶ 인터뷰 : 김명집 / 사진 강사
- "사진을 어떻게 찍히는지 거기에 대한 원리나 구조적인 걸 모르시기 때문에 카메라와 친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카메라가 어떻게 작동되고 어떻게 찍혀서 사진이 나오는지…."
교육을 마치고 현장에 나가는 시간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한 손에 쥐고 꼬불꼬불 언덕길을 오릅니다.
어지럽게 얽혀 있는 전선도 수십 년 된 동네 우물터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냅니다.
무엇보다 이 마을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의 생활 풍경은 아주 좋은 수집거리가 됩니다.
▶ 인터뷰 : 차미애 / 서울 염리동 주민
- "처음에는 그냥 자연이나 하늘이나 이런 걸 찍었었는데, 밖에서 없어질 풍경을 찍는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눈으로 봤을 때 느낌과 사진에 담아져 있는 그림의…."
염리동은 현재 뉴타운 개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빽빽하고 사람 냄새 나는 동네의 모습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마을이 헐리기 직전까지 그 모습을 담아내는 게 사진관 사람들의 목표.
연말에는 사진전도 열어볼 생각입니다.
▶ 인터뷰 : 최명희 / 서울 염리동 주민
- "다 없어지니까 아쉽잖아요. 옛날에는 카메라 기능에 없었기 때문에 맘으로만 가지고 있다 보니까 시간이 지나면 차츰차츰 흐려지니까 사진으로 찍어 놓으면 옛날 모습을 생각할 수도 있고…."
사진관 사람들이 바라는 건 단 한 가지입니다.
▶ 스탠딩 : 천서연 / C&M 기자
- "모아진 사진 자료들로 인해 염리동의 현재의 모습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기억되게 하는 겁니다. C&M뉴스 천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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