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부담의 주범으로 꼽혀온 외국어고등학교의 입시제도가 바뀔 운명에 처했습니다.
여야 정치권에서 입시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조만간 의원입법을 통해 현행 제도를 수정하는 법안이 발의될 예정입니다.
보도에 김종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특수목적고인 외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는 법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외고는 자율형 사립고와 마찬가지로 학교성적이 전교에서 상위 50퍼센트 안에 드는 학생 중에서 추첨을 통해 입학생을 가리게 됩니다.
다시 말해 영어 듣기와 구술 면접, 내신 등으로 선발하는 현행 외고 입시제가 무시험 추첨제로 바뀌는 것입니다.
정 의원은 얼마 전 MBN 시사프로에 출연해 이같은 뜻을 강하게 피력한 바 있습니다.
▶ 인터뷰 : 정두언 / 한나라당 의원 (지난 12일)
- "외고를 선지원 후추첨으로 해서 학교가 외국어를 집중 가르치면 된다. 국회는 이번 정기국회에 법을 만들어서라도 해결할 것이다"
외고 입시제를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얼마 전 조찬 강연에서 외고에 유리한 인센티브를 줄여 자율형 사립고 등과 대등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현 외고 입시제도를 당장 바꾸자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시기조절이 필요하다는 다소 신중한 입장입니다.
정두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외고 입시의 폐단을 막으려면 법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관련법 개정 관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종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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