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을 돕는 신용보증기금의 자산이 엉뚱한 곳으로 새어 나갔습니다.
서류 검사와 현장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업무수칙에 소홀했습니다.
박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받기 위해 제출해야하는 건물 임대계약서와 세금계산서입니다.
언뜻 보면 일반 서류와 다를 바 없지만, 있지도 않은 유령 공장을 매매한 것으로 기록하고, 매출도 부풀린 가짜서류입니다.
37살 박 모 씨 등은 이런 허위서류를 이용해 신용보증서를 받아 은행에서 10억여 원을 빌렸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의자
- "제가 가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것처럼 공장을 꾸려 가지고 신용보증기금에다 신청…."
박 씨 등은 담당 직원인 53살 이 모 씨 등의 허술한 검사로 심사를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 측은 현장을 방문해 실제 영업을 하는지 점검하지 않았고, 서류 심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손영조 / 서울 서초경찰서 지능팀장
- "여러 가지 의심할 수 있는 여지들이 충분히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좀 간과됐다.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용보증기금 측은 극히 일부의 실수라고 해명합니다.
- "한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량도 많고,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피의자들의 수법 자체가 지능화되고 전문화…."
하지만, 궁색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경찰은 박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를 묵인한 신용보증기금 직원 이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박명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