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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M] 베이비박스, 끝나지 않는 논란…유기 막을 대책은?

민지숙 기자l기사입력 2022-02-11 21:59 l 최종수정 2022-02-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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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매년 영아 유기 사건이 100건 이상 발생하는데, 버려지는 이 아이들을 살리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게 '베이비박스'입니다.
20년 넘게 베이비박스로 2천 명가량의 아이들이 목숨을 건졌는데, 현행법상 아이를 버리는 행위는 유기죄여서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해묵은 법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실상과 대책은 무엇인지, 탐사M에서 길기범, 민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

벽면에 작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문을 열자 아기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바로 베이비박스입니다.

▶ 스탠딩 : 길기범 / 기자
- "누군가 베이비박스 문을 이렇게 열게 되면 안에서는 비상벨이 울리고 곧바로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게 됩니다."

「▶ 인터뷰 : 김지환 / 베이비박스 담당 팀장
- "온열장치가 가동돼서…. 24시간 최소 3명 이상이 늘 상주해 있습니다."」

2007년 생선박스에 담겨 교회 앞에 놓인 아기를 구한 이후, 유럽의 베이비박스를 참고해 2009년 베이비박스가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 인터뷰 : 이종락 / 주사랑교회 목사
- "아이를 품으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자칫 잘못하면 대문 앞에 어린 아이 사체가 발견되겠다 이런 두려움이 생겼고…."」

2014년 경기도 군포의 한 교회까지 현재 베이비박스 2곳이 운영중인데, 지금까지 구해진 생명은 약 2천 명입니다.

해당 아이가 입양되거나, 보육시설에 갈 때까지 이곳에서 양육하는데. 약 10%는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놓는 행위를 유기로 봐야 할지 여전히 논란입니다.

「▶ 인터뷰 : 연취현 / 변호사 (베이비박스 찬성)
- "유기의 정의는 보호대상을 보호 없는 상태에 둠으로써 생명 신체에 위협을 가져오는 행위를 말합니다. 생명 신체에 위협을 없게 하려는 의도로 베이비박스에 데리고 오거든요."」

사법당국은 유기죄로 보면서도 정상참작하고 있는데, 「실제 재판부는 아기를 버린 아버지에게 유기죄에 비해 감형 처분을 내렸습니다.」

현행법은 친부모가 출생신고를 해야 입양 또는 위탁 보육을 신청할 수 있는데, 원치 않는 임신·출산일 경우 기록이 남는 출생신고 대신 유기를 택하게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익중 /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베이비박스 반대)
- "너무 부모만을 위한 장치라는 거죠. (베이비박스가) 있음으로 해서 직접 기를 수 있는 분들까지도 유혹을 받고, 쉽게 유기하게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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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매년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이의 60% 이상은 비혼 출산,

이 때문에 부모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익명출산제가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영실 / 미혼모자립시설 애란원 원장
- "국가의 의료보호를 이용해서 자신의 건강보험이 드러나지 않게 출산을 하게 되죠. 그럼 유기하는 비율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연미 씨도 가족의 냉대와 주변의 선입견에 베이비박스를 고민했습니다.

「▶ 인터뷰 : 이연미 (가명) / 미혼모
- "어딜 나가도 눈초리가 안 좋고, 가족들마저 그렇게 해버리면 그 상황에 있는 엄마들은 아기를 못 지킨다는 생각밖에 못 해요."

직접 양육을 결심했지만, 소득 기준 170만 원인 한부모 지원 정책은 아이를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 인터뷰 : 이연미 (가명) / 미혼모
- "정말 너무 화가 나는 게 요금 시급이 9,160원 한 달 벌면 200은 벌어요. 170만 원이 넘으면 한부모도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럼 이 세상 한부모는 누가 해야 되는 거예요?"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익명출산제와 함께 직접 양육을 늘리기 위해 임신단계부터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 등 돌봄체계가 더 촘촘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미혼 임산부를 위한 한 복지시설에선 엄마들에겐 경제수업을, 어린 자녀들에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민지숙 / 기자
- "청소년 미혼모는 이곳에서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동시에, 바로 아래층에 있는 대안학교 정규 수업을 받으며 학업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이 통합시스템이 마련된 곳은 전국에 단 한 곳뿐입니다.

아이 보호냐, 유기냐,

유기 영아의 숫자를 근본적으로 줄이고 해묵은 베이비박스의 법적 논란을 해결하려면, 통합적인 「사회복지망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입니다.

탐사M 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석·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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