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강추위는 갈 곳 없는 서민들의 발 끝을 더욱 시리게 만듭니다.
아직도 눈이 채 녹지 않은 달동네, 비좁은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쪽방촌 주민들은 한파가 그저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달동네입니다.
비탈길과 좁은 골목 계단길, 주택가엔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채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마당 한 구석 보일러실에서 연탄을 가는 노인은 추위도, 연탄가스도, 수십여 년째 그대로인 동네 모습도 썩 달갑지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상수 / 서울시 홍제3동
- "어디 가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사람들만 여기 살고 있어. 그런 사람들 돌볼 사람이 누가 있나. 내가 못나고 없는 걸 한탄해야지 누굴 원망할 수도 없고…."
비좁은 방이 층마다 10여 개씩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서울시내 한 쪽방촌.
음침한 분위기에 냉기마저 감돌자 1천여 명 쪽방촌 주민들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맹추위에 밖에 나가는 것은 물론 세수마저 제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성일 / 서울시 동자동
- "여기 뜨거운 물도 안 나와 가지고 물도 전부 얼어 가지고 세수도 못 했어 지금. 살기 힘들어요 정말 겨울에는. 추우니까 이렇게 꼼짝도 못하고 앉아 있는 거예요."
여느 때보다 더 매운 올해 강추위는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이 곳에서는 반갑지 않은 겨울 손님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