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예금에 붙는 이자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텐데요.
하지만 한때 고금리 파생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엔화스왑예금 이자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위법이라는 고등법원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왜 이런 판결이 나왔는지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3년, 한국시티은행을 비롯한 시중 은행들은 엔화스왑예금이라는 파생 상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갑니다.
고객들의 돈을 엔화 예금에 넣었다가 만기가 되면 원화로 돌려주는 형태로 엔화 정기예금과 선물환 거래를 결합시킨 것입니다.
그런데 이자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물환 차익은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고, 사실상 조세회피 수단이라는 비난이 일었습니다.
결국 국세청은 관련 예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해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씨티은행에 28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과 항소심 법원 모두 씨티은행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선물환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은 자본이익의 일종인 만큼 이를 이자와 유사한 소득으로 판단해 이자소득세를 매길 수는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황진구 / 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엔화스왑거래를 구성하는 예금계약과 선물환 계약은 각각 유효한 별개의 법률행위이므로 엔화스왑거래 가운데 선물환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은 소득세법이 정하는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특히 상당수 파생 상품들이 엔화스왑예금과 비슷한 구조여서 이번 고등법원 판결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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