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구급차가 길에서 갑자기 멈춰 서면서 차에 타고 있던 산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구급차의 운영과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는 없는지, 그 실태를 집중 점검해봤습니다.
연속 기획 오늘 첫 순서로 노후화된 구급차의 현주소를 취재했습니다.
보도에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쌍둥이를 출산한 36살 김 모 씨는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타 병원으로 이송되다 한 민간 구급차 안에서 숨지고 말았습니다.
도로를 달리던 차의 시동이 갑자기 꺼졌고, 의료 장비마저 멈추면서 심폐소생술조차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이 차는 10년 이상 달린 이른바 '노후 차량'이었습니다.
서울시는 민간 구급차의 운행 기간이 6년 이상이면 노후 차량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MBN 자체조사 결과 서울 시내 병원에 소속된 민간 구급차 가운데 6년을 넘은 노후 차량은 무려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문제는 소방방재청이 관리하는 119구급차는 5년 또는 12만Km를 넘으면 노후차로 분류돼 폐차되지만, 병원이나 법인에 소속된 민간 구급차는 폐차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민간 구급차를 자주 이용하는 일선 병원에서 안전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서복현(가명) 서울 A 병원 관계자
- "몇 년 된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상태가 좋으면 10년이라도 쓸 수 있고 20년이라도 쓸 수 있는 거잖아요."
▶ 인터뷰 : 이창우 / 한국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응급을 요하는 차량은 문제가 생기면 차량이 고장 난 것뿐만 아니라, 후속적으로 더 큰 피해를 야기 시킵니다. 사람이 죽는다든지…."
전체 구급차 5천5백여 대의 80%를 차지하는 민간 구급차.
노후한 민간 구급차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사이, 이들 차량의 위험한 질주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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