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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군부대에서의 의문의 죽음이 나중에 국가의 가혹행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배상은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유는 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쉽게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육군 포병으로 복무하던 원 모 씨는 지난 1988년 선임병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소총으로 자살했습니다.
하지만 군 당국의 수사 결과는 애인의 변심과 신병 비관.
동의할 수 없었던 원 씨 유족들은 군의문사위원회에 진상 규명을 요청했고, 결국 지난 2006년 가혹행위로 인한 자살임이 밝혀졌습니다.
유족들은 국가가 원 씨 자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손해 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1심 법원에서 패소한 유족들은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어 승소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결을 다시 뒤집었습니다.
군 당국의 부실 수사를 탓할 여지는 있지만 유족들의 권리행사를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대법원은 사건이 발생한 지 5년 뒤인 1993년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족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 인터뷰(☎) : 가혹행위 피해자 유족
-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해 놓고도 국가가 시효가 지났다고 배상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가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특히 가혹행위를 은폐한 국가가 배상을 거부하는 것은 명백히 권리를 남용한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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