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동안 유명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의 음주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
결국 김 씨는 어제(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 출처: MBN |
'반면교사(反面敎師)'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면을 보며 얻는 깨달음이나 그 대상'을 뜻하는 말입니다.
김호중 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이 이번 사건을 통해 보여준 언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반면교사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그날의 사고 이후 김호중 씨와 관계자들이 했던 행동들을 정반대로만 했다면, 오늘의 상황은 다소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취[재]중진담'에서는 김호중 씨 사건을 마주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을, 혹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음주 운전이었습니다.
김호중 씨 본인이 인정한 대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죠.
↑ 출처: MBN |
여기서 첫 단추는 잘못 꿰어지고 말았습니다.
취할 정도로 마셨든 아니든, 양주를 마셨든 소주를 마셨든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술을 한입이라도 마셨다면 운전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죠.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될 경우,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운전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인명 피해까지 냈다면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한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는 것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상태에 따라 음주 운전자는 최소 1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실형을 선고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 공개가 된 것만 해도, 김호중 씨와 관계자들이 한 '거짓말'은 제법 많습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사고 다음날 경찰에 출석해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 출처: MBN |
그런가 하면, 김 씨 측 관계자는 저희 취재진과의 통화에서도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버젓이 했습니다.
잠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은 결국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한 거짓말은 현재 경찰 등 우리나라 기관의 수사력으로 미뤄본다면 금방 들통이 나고 마는 수준의 것들이었습니다.
또, 여론을 등 돌리게 하는 데에도 큰 몫을 하게 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해당 건의 수사가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사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김 씨와 관계자들의 거짓말들이 이번 사건을 키우게 된 결정적인 '악수(惡手)'가 된 것 만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원은 김 씨와 관계자들을 법정구속하기로 한 이유로 '증거 인멸 우려'를 들었습니다.
김호중 씨는 경찰 소환조사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들을 임의제출하는 것도 거부하고, 압수수색 뒤에는 비밀번호도 여태껏 제출하지 않고 있죠.
스스로를 죄인으로 지칭하며,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던 김 씨의 말과는 180도 다른 행동이었습니다.
↑ 출처: MBN |
또, 김 씨와 함께 구속이 된 한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삼켜 없애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행동으로 옮긴 결과는 보시다시피 '법정구속'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제 김 씨와 관계자들은 철창에 갇힌 상태로 남은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김호중 씨는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상태에서도 어제 법정구속이 되기 전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콘서트 등 공연 일정을 정상 소화했습니다.
↑ 출처: MBN |
앞서 김 씨 측은 위약금 등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공연을 강행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대중들을 납득 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수십억 원대의 공연 수익과 취소 시 발생하는 위약금 등은 상당한 액수임에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던 김호중 씨가 조금 더 상황을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김 씨가 공연을 강행하면서 당장의 금전적 손해는 막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부 팬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여론은 김 씨에게 등을 돌리게 됐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된 김 씨의 향후 방송 복귀 가능성 또한 더 어려워져 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이처럼 김호중 씨의 음주 뺑소니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김 씨와 관계자들이 왜 스스로를 옭아매는 선택들을 했는지 안타까운 감정마저 들었습니다.
김 씨와 관계자들은 이제라도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김호중 씨가 대중에 밝힌 대로 진심으로 반성하고, 남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기를 바랍니다.
[ 연장현 기자 / tallyeo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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