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의 첫 아시안게임 우승 도전이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대회 3연패를 노리는 '강호' 북한의 벽에 막혀 좌절됐다.
한국은 20일 광저우 톈허스타디룸에서 치러진 북한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에서 1-1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2분과 연장 후반 12분 북한의 라운심에게 결승골과 쐐기골을 잇달아 내줘 1-3로 완패했다.
3-4위전으로 밀려난 한국은 오는 22일 일본에 0-1로 패한 홈팀 중국과 동메달을 놓고 다툰다. 또 북한도 같은날 일본을 상대로 결승전을 치러 대회 3연패를 노린다.
지소연(한양여대)-박희영(대교) 투톱의 4-4-2 전술로 나선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좌우 측면을 치밀하게 공략한 북한에 눈에 띄는 위협을 주지 못하며 끌려갔다.
특히 3만6천700명이 들어찬 중국 관중은 남자 축구에서 중국을 꺾은 한국에 분풀이하듯 북한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며 태극낭자들의 사기를 꺾었다.
한국은 전반 5분 전가을(수원FMC)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반대쪽에 도사리던 지소연의 머리를 향했지만 골과 거리가 멀었다.
잠시 주춤했던 북한은 전반 12분 김영애의 슛을 신호탄으로 전반 16분 리운경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강한 터닝슛이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키퍼 전미경(대교)의 선방에 막혔다.
북한의 계속된 공세에 한국은 최전방에 박희영만 놔두고 전원 수비로 내려섰지만 북한의 조직적인 돌파에 시달려야만 했다.
한국은 전반 40분 북한의 김정심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김정심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김정심은 흘러나온 볼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또 슛을 했고,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볼이 또 한 번 왼쪽 골대를 때렸다.
한국의 행운은 더는 오래가지 못했다. 북한은 후반 인저리타임에 주장 조연미가 미드필드 지역 중앙부터 볼을 툭툭 치고 나오더니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한국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 지소연이 후반 11분 단독 드리블에 이은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과는 멀었고, 후반 23분 북한 리예경의 강한 중거리슛을 골키퍼 전경미가 겨우 막아내 추가 실점을 피했다.
한국은 후반 33분 교체투입된 김나래(여주대)가 자신의 장기인 장거리 프리킥을 시도한 게 크로스바를 훌쩍 넘었고, 지소연의 돌파도 주변을 받쳐주는 선수가 없어 성과없는 빈공이 이어졌다.
최인철 감독은 후반 37분 수비수 류지은(대교)을 빼고 공격수 유영아(부산 상무)를 투입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막판 공세에 나선 한국은 후반 38분과 후반 41분에 지소연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잇달아 시도한 중거리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며 땅을 쳤다.
마침내 한 방을 노린 한국의 역습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빠른 역습 상황에서 전가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유영아가 왼쪽 골대 앞에서 왼발로 방향을 바꿔 극적인 동점을 만들고 연장 승부로 몰고 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태극낭자들에게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해 잠시 위축됐던 북한은 연장 전반이 시작되자마자 강하게 한국 수비진을 밀어붙였고, 연장 전반 시작 2분 만에 김경화의 크로스를 라운심이 골대 정면에서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
라운심은 연장 후반 1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중거리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태극낭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준결승 전적
북한 3(1-0 0-1 1-0 1-0)1 한국
▲득점= 조연미(전반 46분.북한) 유영아(후41분.한국) 라운심(연전2분.연후12분.북한)
<광저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