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을 지켜보면서 금메달보다 값진 걸 발견했다고 말하는 분들 많으신데요.
박태환과 조준호, 왕기춘 선수가 보여준 스포츠 정신입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마린 보이'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어이없는 오심으로 실격처리됐습니다.
3시간30분 후 판정이 바뀌었지만, 그동안 속을 까맣게 태워야 했습니다.
여느 선수 같으면 정신적으로 흔들렸겠지만, 박태환은 결승에서 침착하게 물살을 갈랐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박태환이 목에 건 은메달은 금메달보다 값졌습니다.
남자 유도 66kg의 조준호는 에비누마 마사시와의 8강전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도 심판위원장의 개입으로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조준호는 어이없는 판정에도 동요하지 않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3-4위 결정전에 진출해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일본 언론도 '바보 같은 판정'이라고 지적했고 에비누마 마사시도 "내가 졌다"고 인정했지만 "판정은 심판의 몫"이라며 결과에 승복했습니다.
남자 유도 73kg에 출전한 왕기춘의 투혼도 박수를 받을 만했습니다.
32강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다쳐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없었지만, 고통을 참고 정상 도전을 이어갔습니다.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3-4위 결정전에서도 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스포츠정신은 4위 이상의 깊은 감동을 줬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