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30일 가드 김승현(35)을 올해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한다.
이는 삼성과 김승현이 사실상의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원래 김승현은 2012-201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23경기에만 출전한 김승현은 구단에서 FA 자격 획득 여부를 정하는 옵션을 갖고 있다.
KBL 규정에 정규리그 54경기의 절반인 27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구단에서 해당 선수의 FA 자격을 그대로 인정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음 시즌 종료 이후로 FA 자격 획득 시기를 늦출 수도 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대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선수의 경우 선수의 진로를 생각해 구단에서 출전 경기 수와 무관하게 FA 자격을 인정, 다른 팀으로 이적을 쉽게 하는 배려를 하곤 한다.
하지만 김승현처럼 팀의 주축 선수는 거의 예외 없이 구단에서 FA 자격 획득 시기를 1년 뒤로 미루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판급 선수에게 FA 자격을 허용할 경우 그를 붙잡아두는데 많은 노력과 자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1년 더 함께 할 수 있는 선수에게 굳이 FA 자격을 주고 그 선수를 다시 FA 시장에 나가 재영입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자연스럽다.
따라서 삼성이 김승현에게 FA 자격을 주기로 한 것은 사실상 김승현을 '전력 외'로 분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승현은 2011년 12월 고양 오리온스를 떠나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으로서는 당시 팀의 주축 선수였던 김동욱을 내주고 김승현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김승현은 최근 두 시즌 정규리그 55경기에 나와 평균 5점, 3.8어시스트, 1.4리바운드의 성적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삼성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고 올해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상 때문에 3차전 한 경기에만 출전해 득점, 어시스트 없이 리바운드만 1개를 기록하고 말았다.
김승현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승현이 FA 자격을 얻더라도 우선권은 삼성에 있다. 5월1일부터 15일까지 원소속구단 협상 기간에는 삼성만 김승현과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소속구단 협상 기간을 넘기면 김승현은 다른 구단의 영입 의향서 제출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시즌 연봉 3억2천만원에 인센티브 8천만원으로 총 보수액 4억원을 기록한 김승현이 다른 구단으로 FA 이적을 할 경우 김승현을 영입하는 팀은 삼성에 보상해야 한다.
보상 선수 1명에 보수 액수의 절반인 2억원을 묶어서 주거나 보수 액수의 200%인
삼성 관계자는 "구단이 FA 관련 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김승현에게도 통보했다"며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에 같이 가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5월1일부터 시작되는 프로농구 FA 시장에서 삼성과 김승현의 행보가 농구 팬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