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준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⅔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2볼넷 7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됐다. 투구수는 무려 44개를 기록했고, 34분 동안 난타를 허용한 끝에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야수 실책까지 겹치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고원준은 최근 페이스가 좋았다. 지난달 27일 LG전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완벽한 제구로 LG 타선을 잠재운 호투였다. 하지만 삼성전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21일 삼성전서 3⅔이닝 7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무너진 쓰라린 기억이 재현됐다.
고원준은 첫 타자 배영섭을 상대로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박한이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문규현이 공을 더듬으며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대량 실점을 예고한 뼈아픈 실책이었다.
고원준도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승엽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무사 1, 3루 위기서 견제로 3루 주자를 잡아냈지만, 마인드 컨트롤이 전혀 되지 않았다. 최형우와 박석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순식간에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고원준은 최근 타격감이 좋은 채태인을 넘기지 못했다. 우중간을 완전히 꿰뚫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했다. 계속된 2사 2, 3루 위기서 조동찬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가까스로 아웃카운트 2개째를 올렸지만, 이지영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또 맞았다. 5실점째.
2사 2루 찬스서 만난 김상수가 고원준을 울렸다. 김상수는 고원준의 2구째를 노려 좌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첫 홈런. 고원준은 고개를 숙인 채 7실점을 받아들여
롯데 더그아웃도 결국 움직였다. 김시진 롯데 감독의 얼굴도 어둡게 변했다. 김 감독은 고원준을 내리고 김수완을 조기 투입했다.
[min@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