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KIA 타이거즈의 김상현을 영입했다. SK가 간판투수 송은범을 내주면서까지 김상현을 데려온 건 그 이유가 명확하다. 검증된 오른손 거포가 절실했기 때문인데, 지난 한화 이글스와 3연전을 통해 그 필요성을 절감했다.
SK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대전구장에서 한화와 3연전을 치렀다. 결과는 2승 1패로 위닝시리즈였다. SK는 주말 2경기를 모두 잡으며 6위(11승 1무 12패)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한화전에서 4번타자 및 오른손 거포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한동민과 안치용이 4번타자로 선발 출장했고, 조성우와 박재상도 교체로 4번타자 역할을 한 차례씩 수행했다. 한동민이 5일 역전 만루 홈런을 때렸지만, 그게 유일한 SK 4번타자의 안타였다. SK 4번타자의 한화전 성적은 1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이었다. 타율이 7푼7리에 그쳤다. 지난 4일 경기에선 4번타자가 5삼진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다른 8개 팀과 견줘 무게가 너무 떨어진다.
SK가 한화를 잡을 수 있었던 건 3번타자 최정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최정이 5타수 2안타 3타점(4일)-4타수 4안타 1볼넷 2타점(5일)로 폭발하면서 승리했다. 최정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3일 경기에서 SK는 4안타 빈공 끝에 1점만 획득했다.
4월 마지막 한화와 3연전 역시 최정은 만루 홈런 2방을 날리는 등 혼자 9타점을 기록했다. SK가 올해 한화와 가진 6경기에서 올린 28점 가운데 정확히 절반인 14점이 최정의 방망이에 의해 터졌다. 심각한 의존증이다. SK로선 3번타자 최정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낳아줄 4번타자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던 한화전이었다.
한화전뿐만 아니다. 최근 SK는 최정이 터져야 이기는 답답한 행보를 보였다. SK의 팀 타점이 93점인데, 최정이 1/3인 31점을 기록했다. ‘최정 와이번스’란 우스꽝스런 말이 틀린 게 아니다.
2009년 홈런왕 출신 김상현은 올해 점차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주 21타수 5안타를 쳤는데 눈에 띄는 건 출루율이다. 볼넷을 7개나 기록했다. 타점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경험도 있고 능력도 있고, 최정의 파트너로서 안성맞춤이다.
김상현은 이제 KIA가 아닌 SK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7일부터 9일까지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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