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위기 ‘극복’에서 ‘멘붕’ 상태로 빠졌다.
충격의 역전패다. LG 트윈스가 또 접전 승부를 넘지 못하고 졌다. 극적인 역전승을 눈앞에 두고 와르르 무너졌다. 필승 불펜 정현욱마저 무너졌다. 충격 두 배다.
2-0으로 뒤지다 4-2로 역전을 이룬 7회까지 LG를 이끈 힘은 집중력이었다. LG의 수비가 흔들린 것은 1회초 단 한 차례뿐이었다. 1회 1사 1루서 3루수 정성훈이 이택근의 강타를 한 번에 잡지 못하고 흘렸다. 곧바로 병살을 노리고 2루로 뿌렸지만, 주자가 모두 살았다.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야수 선택에 가까운 아쉬운 수비였다. 이후 LG의 수비는 완벽했다. 작전수행 능력도 탁월했다.
선발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밸런스를 잡지 못하며 흔들렸다. 4회를 제외하고 매이닝 위기를 맞았다. 주키치는 6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했다. 사사구를 4개나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2-2 동점 상황서 승패 없이 물러난 주키치를 살린 것은 LG의 내외야 수비였다.
LG는 2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주키치는 첫 타자 이성열에게 좌중간 펜스를 직접 강타하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유한준의 희생번트 때 1루수 김용의의 야수 선택으로 무사 1, 3루 위기가 계속됐다. 빠른 결정이었지만, 2루 주자의 스타트가 워낙 빨랐다.
LG는 과감히 3루 주자를 포기했다. 1, 2루 주자를 잡기 위한 내야 수비 위치로 자리를 잡았다. 노림수대로 됐다. 주키치는 김민성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3루 주자만 홈으로 불러들여 2아웃과 맞바꿨다. 이어 서건창의 중전 안타성 타구가 나왔지만, 중견수 박용택이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처리하며 위기를 단 1실점으로 정리했다.
4회에는 1회 실책을 했던 정성훈이 뛰어난 순발력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처리하며 견고하게 내야를 지켰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 유격수 오지환도 6회 2사 2루서 서건창의 깊숙한 타구를 잡아낸 뒤 강한 어깨로 송구 아웃시켰다. 7회에도 김용의와 정성훈의 수비가 돋보였다.
잠잠하던 LG 타선도 호수비의 탄력을 받아 힘을 냈다. 5~7회 꾸준히 득점을 뽑아냈다. 박용택의 오른 허벅지 부상 교체로 6회 수비 때 들어선 이대형은 6회말 2사 3루서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7회 흔들린 넥센 선발 강윤구를 상대로 문선재의 볼넷과 손주인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최경철의 볼넷에 이어 김용의의 중전 적시타로 4-2로 앞섰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LG는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충격의 역전패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정현욱은 1사 이후 이성열에게 추격을 허용하는 우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유한준과 김민성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1사 1, 2루 위기. 정현욱은 박동원 대신 대타로 들어선 오윤에게 싹쓸이 역전 적시 2루타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중견수 이대형이 공을 흘리면서 1루주자까지 불러들인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9회초 쐐기점을 허용한 LG는 9회말 첫 타석에서 1군 콜업한 이병규(9번)를 대타로 기용했지만, 마무리 손승락의 초구를 공략해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마지막 추격 기회마저 잡지 못했다.
LG는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지며 15패(13승)째를 당해 5할 복귀에 실패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면서 남은 시리즈 여파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말 그대로 ‘멘붕’ 상태에 빠질만한 충격적 역전패였다.
넥센은 역시 강했다. 선발 강윤구가 7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마운드를 버텼고, 승부가 기운 8회 이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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