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가 다저 스타디움에서 시구를 했다. 여느 연예인의 시구와 비슷했지만, 한 가지 차이가 있었다. 바로 글러브였다.
티파니는 7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LA다저스의 경기 시작에 앞서 시구를 했다.
시구 복장은 한국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흰색 다저스 홈 유니폼에 흰색 바지를 맞춰 입었고, 신발은 굽이 높은 검은색 운동화를 신었다. 그야말로 흔한 연예인의 시구 복장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손에 글러브가 없었던 것. 글러브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시구할 때 필수품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개념 시구’의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요소로 취급받는다.
얼핏 보면 글러브도 없이 무성의하게 시구에 임했다고 힐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티파니의 잘못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시구에서 글러브는 말 그대로 ‘선택 사항’이다.
지난 3일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경기에서 시구한 메탈리카의 드러머 라스 울리히처럼 글러브를 착용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글러브 없이 시구를 한다. 다저스 홈경기만 봐도 그렇다. 개막전에서 시구한 샌디 쿠팩스, 재키 로빈슨 데이에 등장한 배우 해리슨 포드 모두 맨손으로 시구를 했다.
지난 3월 있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는 어땠을까. 토니 라 루사, 켄 그리피 주니어 등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영웅들이 시구에 나섰지만, 이들 손에는 역시 글러브가 없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과 푸에르토리코의 준결승 당시 시구를 한 오 사다하루와 하라 타츠노리는 글러브를 끼고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메이저리그 시구는 글러브 착용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현지인들조차 왜 시구자가 맨손으로 나오는지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오히려 시구를 할 때 글러브를 끼고 나오는 것을 신기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로 다른 야구 문화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greatnemo@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