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방망이가 물에 흠뻑 젖었다. 비 때문에 한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고비를 벗어난 건 아니다.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진 가운데 포항으로 이동했는데, 포항구장이 부활하는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KIA에게 5월 둘째 주는 악몽이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광주에서 열렸던 롯데 자이언츠전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
우천 취소가 됐던 지난 9일 경기에서도 KIA는 두 번의 공격을 치르면서 타순이 한 바퀴 돌았는데, 고원준을 상대로 그 누구도 안타를 1개도 뽑아내지 못했다. 2회 고원준의 제구력 난조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안치홍이 때린 타구는 멀리 나가지도 않았다. 힘없이 굴러 투수 땅볼로 아웃됐다.
지지리 풀리지 않는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으니 기쁘긴 한데, 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부진에 빠진 KIA가 만나는 팀이 하필 삼성 라이온즈다. KIA는 시즌 첫 삼성과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4월 27일 경기에서 5-1로 승리했으나 다른 2경기에서는 단 1점 밖에 올리지 못하며 졌다. 불펜이 8회 들어 흔들린 건 둘째 치고, 타선도 찬스에 약한 면은 보이며 답답했다.
그렇지만 KIA에게도 희망이 있다. 포항구장은 KIA에게 좋은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다. KIA는 포항에서 2번의 시범경기를 치렀다. LG 트윈스가 그 상대였는데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연승을 거뒀다. 첫 날인 3월 21일은 25안타를 치며 무려 16점을 획득했다. 홈런도 5방이나 날렸다. 이튿날에는 12안타로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6-1로 이겼다. 포항만 가면 방망이가 터졌던 KIA
최근 물방망이로 전락한 KIA로선 다시 불타오르기에 적격인 장소를 운명적으로 찾은 것이다. 2달 전처럼 KIA는 포항에서 공격의 파괴력을 되찾으며 반등할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