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에 벌써부터 흉흉한 소문이 돈다. 페넌트레이스의 1/4이 지난 시점에서 4강 후보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후보군에 LG는 빠졌다. 6개 팀이 4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시즌 개막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9개 구단 팀 전력은 ‘3강-4중-2약’이었다. 개봉된 시즌, 두 팀의 예외를 제외하고 거의 정확했다. 3강으로 꼽혔던 삼성 두산 KIA가 선두권을 형성했고, 롯데와 SK도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단 넥센은 기분 좋은 의외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4중의 막내로 포함됐던 LG는 7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LG는 지난 12일 부산 롯데전을 끝으로 첫 나흘간의 주중 휴식기를 갖는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값진 시간이다. 지금 분위기를 추스르지 않으면 반전의 기회가 없다. 그래서 LG에게 이번 휴식기는 불안과 초조함이 깊게 배어있다. 독기를 품는 자성의 시간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휴식기 직전까지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이미 시즌 초반 구상했던 시나리오가 망가졌기 때문. 5월까지 5할 승률을 바라봤던 김 감독은 급한 불부터 끄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내게 하기 위해 '–5'까지 괜찮다”고 했다. LG는 14일 현재 '–4'를 찍고 있다.
아직 LG의 반등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음의 짐부터 내려놔야 하는 시기다. LG는 ‘효자’ 외국인선수 벤자민 주키치를 지난 13일 1군에서 제외했다. 주키치는 올 시즌 8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02으로 부진했다. 같은 맥락이다. LG 코칭스태프는 주키치의 부진을 신체적 밸런스가 아닌 심리적 문제로 꼽고 있다.
LG의 하락세는 또 부상이 스며들어있다. 주전 포수 현재윤과 이진영의 부상 이탈도 한 몫 했다. 현재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최경철을 급조했지만, 100% 호흡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LG 중심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이진영의 부상도 영향을 받았다. 주장 이병규(9번)를 올렸지만, 역시 100% 몸상태가 아니다.
유독 늦추위가 기승을 부린 올해 LG의 봄은 올까. 여전히 LG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이유는 100%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용택-이진영-정성훈-이병규의 베테랑 4인방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고, 부상으로 기약 없는 이병규(7번)도 1군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투수 류제국도 합류 시점을 고르고 있다. LG 내부적으로도 완벽한 전력이 구성되면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LG는 휴식기 이후 17일부터 잠실로 KIA를 불러들인다. 잘나가던 KIA는 최근 5연패에 빠져있다. 광주 SK전을 치른 뒤 상경한다. KIA와 SK는 대형 트레이드 이후 첫 만남이다. 치열한 총력전이 예상되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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