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비운의 ‘농구천재’ 김승현(서울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다시 나올까. 가능성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김승현은 올해 FA로 풀렸다. 2012-13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던 김승현은 목디스크 수술과 재활로 FA 자격 요건인 정규리그 27경기 이상 출전을 하지 못했다. 자격 미달. 하지만 삼성이 FA 자격을 인정하고 공시했다.
삼성이 주축 선수로 어렵게 영입했던 김승현을 FA로 공시한 이유는 전력 외로 평가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사실상 마음이 떠났다는 의미다.
김승현은 궁지에 몰렸다. 삼성이 확실한 키를 잡고 있다. 김승현은 지난 시즌 보수총액 4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몸값을 못했다. 정규리그 23경기 평균 13분53초를 뛰며 경기당 2.0점 2.0어시스트 0.6스틸로 부진했다.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구단에 보여준 것이 없다.
삼성은 김승현의 연봉을 대폭 줄여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제시액은 약 1억원 안팍. 무려 3억원이 깎인 금액이다. 팀 공헌도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 부상 후유증을 감안했을 때 삼성의 이번 결정은 김승현에 대한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다. 이미 신뢰를 잃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김승현의 FA 공시 당시 “결별 수순이 아니다. 선수 본인의 의지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단과 김승현은 이미 한 차례 만나 협상을 가진 결과 양측의 의사가 다르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이성훈 삼성 단장은 “명예로운 마무리를 위한 선수의 의지를 기대했는데 만나서 얘기를 해보니 그런 것 같지 않다. 최종적으로 한 번 더 얘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이날 김승현과 최후 협상을 갖고 재협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결렬 가능성이 높다.
김승현이 삼성과 협상 난항을 겪는 이유는 단순히 금액 때문만은 아니다. 김승현 역시 다음 시즌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삼성은 이미 리빌딩으로 가닥을 잡았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규섭의 은퇴를 결정하면서 젊은 선수들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또 삼성에는 주전 가드 이정석과 이시준이 버티고 있다. FA 이시준은 삼성과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김승현이 설 자리는 없다. 김승현 역시 연봉 삭감과 출전 기회를 잃으면서 명예 회복을 하기 힘든 조건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김승현의 입장차가 큰 이유다.
김승현이 FA 시장에 나오더라도 사실상 타구단 영입 가능성은 희박하다. 출혈이 크기 때문. 김승현은 다른 구단으로 FA 이적할 경우 해당 구단은 KBL의 보수 30위 내 FA 선수 규정에 따라 보상선수 1명에 보수총액의 절반인 2억원을 주거나 보수총액의 200%인 8억원을 삼성에 내줘야 한다.
삼성은 조건 없이 김승현을 풀어줄 의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훈 단장은 “조건 없이 김승현을 FA 시장에 내놓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프로농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승현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이 있는 것으로 안다. 2~3팀 정도가 영입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승현이 사실상 FA를 통해 김승현이 이동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며 “만약에 김승현이 팀을 옮긴다면 사
김승현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고개를 숙이고 삼성의 제안을 받아들여 명예회복에 나설지, 또 다시 ‘풍운아’로 FA 시장에 나올지 관심이 뜨겁다. 최악의 경우 김승현의 은퇴 선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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