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전북이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0-2로 무너지면서 8강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애초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전북이다.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 특히 중앙에 집중됐다는 것도 괴로웠다. 김정우 정혁 서상민 등 미드필더들은 숫제 엔트리에서 빠졌고 간판 센터백 정인환 역시 몸상태가 여의치 않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뼈대가 튼튼하지 않았으니 여러모로 불안했다.
다행히 20분 이후로는 전북 선수들의 몸도 뜨거워졌다. 이동국 에닝요 이승기 박희도 등 공격진의 움직임이 살아났고 권경원과 김재환 등 젊은 중앙 미드필더들도 부족한 경험을 패기로 극복해나가면서 초반보다는 공수 밸런스를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시와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허리 진영에서의 패싱 플레이는 정교했고, 공격수들의 순간적인 움직임은 매서웠다. 수비 역시 탄탄했다. 전북이 준수하게 과정을 밟아나갔으나 결국 결정적인 슈팅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세트피스도 번번이 막혔다. 결국 만회골 없이 45분이 흘렀다. 가시와가 그만큼 잘 방어했다는 방증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반 중후반부터는 전북 쪽으로 흐름이 많이 넘어왔다는 것이다. 후반의 시작도 좋았다. 전북은 후반 6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에닝요의 오른발 터닝슛, 후반 9분 역시 같은 장소에서 이동국의 오른발 발리슛, 후반 13분 박희도의 정확한 트래핑에 이은 슈팅 그리고 리바운드 볼을 곧바로 때렸던 이동국의 슈팅 등 가시와를 압박하기 시작한 전북이다.
후반 22분 다시 박희도의 날카로운 슈팅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후반 24분 에닝요의 프리킥을 공격에 가담한 임유환이 방향을 돌려놓은 헤딩 슈팅이 살짝 골문을 스쳤으며 후반 25분 이동국의 패스를 받은 박희도의 슈팅은 수비벽에 막히는 등 무섭게 몰아붙였던 전북이다. 하지만, 원했던 골은 전북의 만회골이 아닌 가시와의 추가골로 나왔다.
후반 28분 조르제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마쓰시마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또 다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창 뜨겁게 끓어오르던 순간에 찬물 같은 추가실점이었다.
실점 후 파비오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재환을 빼고 공격수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위험부담이 있었으나 이제 방법은 더 많은 화살을 쏘는 것밖에 없었다. 후반 39분에는 체력이 떨어진 전광환을 빼고 이규로를 투입했다. 하지만,
끝내 전북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일본에서 펼쳐질 2차전 원정이 크게 부담스러워졌다. 원정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대회 규정상, 대승을 거둬야 8강에 오를 수 있는 전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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