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KIA타이거즈의 '만년 기대주' 김주형이 올 시즌 첫 출장 게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 KIA의 승리를 견인했다.
김주형은 23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김주형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10-2의 승리를 추가할 수 있었다.
지난 2004년 KIA의 1순위로 입단한 김주형은 거포로서의 자질은 갖췄지만 선구안 아쉬움을 벗어나지 못해 만년 유망주에 머물러 있던 선수다. 그러나 이날 기록한 연타석 홈런으로 김주형은 자신의 발전된 가치를 증명함은 물론 최근 답답함을 보이던 KIA 타선에 단비같은 희망을 안겼다.
시즌 초 맹위를 떨치던 KIA의 타선은 5월 들어 좀처럼 타격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주요 선수들의 부진 영향이 컸다. KIA는 5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치른 5경기에서 겨우 6점 밖에 뽑아내지 못했고 14일부터 19일까지의 경기에서는 단 한번도 5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22일 한화에게 1-3으로 패했던 경기도 극심한 득점 갈증에 시달리긴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으로 선발 투수가 9회까지 완봉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내용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자 올 시즌 전 경기 선발출장 행진을 이어가던 최희섭을 23일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이범호-나지완-김원섭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구성했다. 최희섭의 1루수 포지션은 2군에서 올라온 김주형으로 메꿨다.
하지만 정작 화력은 하루 전 2군에서 올라온 김주형이 폭발 시켰다. 4-1로 앞서고 있던 4회말 2점 홈런을 터뜨려 격차를 벌렸고 6회말에는 솔로홈런까지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는 김주형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팀 차원에서도 장타 부활의 의미를 기대할 수 있는 결과였다. 지난 5일 이후 18일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KIA는 4월 3일 12-1로 이긴 한화 전 이후 가장 많은 점수 차의 승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꽉 막혀있는 듯 보였던 KIA타선에 물꼬를 틀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날 경기 후 김주형은 “올 시즌 첫 출전 경기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 기분이 좋다”라며 “투수와의 수 싸움이 부족하다 느껴 왔다. 타석마다 기회를 놓칠까 걱정하는 마음에 위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즐기고자 하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얼핏, 최근 보여준 KIA의 전체 타선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듯한 소감이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2방의 홈런으로 살려낸 김주형이 앞으로 침묵으로 일관했던 KIA의 타선까지 살려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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