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 NFC)는 이 땅에서 축구를 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꿈같은 장소다. 파주NFC로의 부름을 받았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국가대항전에 출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니 그 영광과 자부심은 느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처음 들어오는 선수든 매번 들어오는 선수든, 파주NFC에 입소하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기쁘고 행복하면서 설레며 긴장되는’ 감정들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자연스럽게 가슴이 부풀어 오르게 마련이다. 하물며 3년 만에 다시 돌아가는 김남일의 심정은 오죽할까 싶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과의 인연이 중단됐던 김남일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의 나이를 잊게 하는 플레이로 최강희 감독뿐만 아니라 언론과 여론의 적극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꽤나 의미 있는 발탁이었다. ‘나이’라는 숫자가 조금 많아도 실력이 있으면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였다.
김남일 본인도 “다시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을까, 속으로 생각은 했었지만 이것이 정말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면서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을 때보다도 설레고 긴장됐다. 기분이 참 묘하다”는 말로 피부로 와 닿는 현실에 대한 달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진지하게 고민하고 들어가겠다. (최강희)감독님이 길게 말씀하지 않으셔도 무엇을 원하는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말로 베테랑다운 각오를 밝혔다.
월드컵 본선티켓이 걸린 마지막 3연전이라는 상황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중요한 대표팀이다. 하나로 똘똘 뭉쳤을 때만이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레바논이 조 약체인 것은 사실이나 원정에서는 가진 것 이상의 힘을 내는 팀이고, 마지막 7, 8차전이 홈에서 열리기는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의 전력은 만만치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합류한 김남일이기에 자연스럽게 ‘구심점’으로서의 활약도 기대케 한다. 최강희 감독은 “김남일을 발탁한 것은 K리그 클래식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가장 꾸준하고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경기력이고 그가 보여줄 것도 경기력”이라는 말로 실력이 바탕 된 발탁이란 뜻을 분명 전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고 또 해줘야한다.
김남일의 소속팀인 인천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내내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네임벨류에 따른 전력상으로는 소위 강호들에 비해 부족한 인천이 지금처럼 비상할 수 있는 것은 김남일이라는 주장의 리더십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그의 리더십은 별다를 것 없다. 말 대신 몸으로 묵묵히 보여주는 것뿐이다.
“내가 할 일은, 그저 더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입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후배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 필드에서든 훈련장에서든 후배들이 보고 들으라고 입 대신 몸으로 말하고 있다.”
김남일이 스스로 설명한 이 행동을 아마 최강희 감독도 원하고 있을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의지, 프로다운 자발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2
누가 시켜서하는 것보다 개개인이 느껴야하는 것이 중요한 때에 몸으로 말하는 김남일 리더십이 파주와 다시 만난다. 기대와 설레는 마음은 본인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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