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결국 경남FC의 선택은 세르비아 출신의 외국인 지도자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이었다. 배경 속에는 안종복 경남FC 사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있었다.
경남FC가 29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페트코비치 감독을 구단의 첫 외국인 지도자이자 4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공식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14년까지다.
페트코비치 감독 선임은 안종복 경남FC 사장의 국제적 수완이 발휘된 결과로 해석된다. 안 사장은 유럽, 특히 동유럽 쪽에 풍부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 사장은 지난 2003년 단장으로서 인천의 창단작업을 이끌 당시 독일 출신의 베르너 로란트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했으며 이후 데얀과 라돈치치라는 ‘히트상품’을 만든 것도 그의 작품이다. 그리고 인천의 사장으로 재임하던 2009년, 페트코비치 감독을 영입한 바 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부임 직후 곧바로 4승1무의 호성적과 함께 인천의 반격을 이끌면서 그해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0년 6월, 암투병 중이던 부인의 간호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임 의사를 밝히고 K리그와의 인연을 끝냈다. 3년 만에 컴백인 셈이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전격적으로 K리그로 되돌아온 배경에는 역시 안종복 사장과의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종복 사장은 “경기내용을 중시하는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이기 위해 페트코비치 감독을 선택했다. 연봉 협의에 이견이 있었지만 페트코비치 감독이 파격적으로 양보해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그의 연봉은 시도민구단의 합리적 수준”이라고 밝혔으며 페트코비치 감독은 “인천에서 연을 맺은 안 대표의 요청에 흔쾌히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말로 두 사람의 관계가 계약에 적잖은 힘을 발휘했음을 설명했다.
그간 많은 국내 지도자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이미 외국인 감독 선임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있었다는 전언이다. 감독 선임과 관련한 경남 구단 내부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국내 지도자들의 이름이 나오기는 했으나 사실상 내부적으로는 외국인 감독 쪽으로 결정된 상황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국내 지도자들의 이름이 거론된 것은 결국 외부의 목소리였다. 실상 구단 내부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는 비슷한 맥락의 견해로 ‘외국인 감독 내정설’에 힘을 실었다. 결국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경남FC의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전북의 파비오 감독대행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지도자가 전무한 K리그 클래식에 다른 바람을 일으킬 수 있
올 시즌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 자리할 페트코비치 효과가 경남의 반등을 도모할 수 있을지, 리그 전체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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