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모래 바람을 뚫고 브라질로 가는 티켓을 거머쥐어야 하는 최강희호에는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상주), ‘중동킬러’ 2명이 있다. 이동국은 A매치 30골 가운데 10골을, 이근호는 16골 가운데 11골을 중동국가를 상대로 기록했다. 그러나 이 둘 못지않은, 그리고 그 계보를 잇는 선수가 있는데 바로 김보경(카디프 시티)이다.
김보경은 A매치 17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그 2골을 모두 중동국가를 상대로 터뜨렸는데, 그 상대가 이번에 베이루트에서 격돌하는 레바논이다.
단순히 골만이 아니다. 김보경은 지난해 6월 9일 도하 원정길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하며 한국의 4-1 역전승을 견인했다. 자로 잰듯한 정확한 크로스로 이근호와 곽태휘의 헤딩 득점을 도왔다. 김보경의 폭풍 활약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초반 2연승의 신바람을 내달린 한국이다.
김보경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골 2도움으로 이근호(3골 1도움)와 함께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그 4개가 모두 중동 국가를 상대로 거뒀다.
실상 득점 1위-도움 1위가 될 수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17일 테헤란에서 이란을 상대로 전반 28분 슈팅을 날렸지만, 야속하게 골포스트를 맞혔다.
중동국가를 상대로 유난히 펄펄 날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김보경이 있었다. 이쯤 되면 새로운 중동킬러로 평가될 만도 하다.
때문에 오는 6월 5일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큰 고비를 맞이하는 최강희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년 전 베이루트 참사를 경험했던 한국으로선 중동에 강한 김보경이 이번에도 한 건을 올려주길 희망하고 있다.
더욱이 기성용(스완지 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가 이탈하면서 김보경은 이번 레바논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데 그에겐 익숙한 자리다. 소속팀에서 줄곧 뛰어왔던 자리이며, 자신도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걸 선호하고 있다.
단지 위치만은 아니다. 김보경의 ‘오른발’은 한국 공격 경로의 중심이기도 하다. 기성용이 빠지면서 김보경은 세트피스를 도맡아 차야 한다.
한국은 앞선 3번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3경기에서 세트피스를 통해 매우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고, 골도 기록했다. 홈 텃세에 시달리고, 열악한 그라운드 환경에 고전할 게 자명한 한국으로선 세트피스 기회를 잘 살려야 승점 3점을 노릴 수 있다. 마무리는 다른 선수들이 짓겠지만 그 앞으로 잘 배달해야 하는 게 김보경의 몫이다.
김보경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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