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 선수가 놀라운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는데,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투수가 타석에 섰습니다.
투수가 대주자로 나서는가 하면 1루수가 포수를 맡기도 했는데요.
무슨 일일까요. 김동환 기자입니다.
【 기자 】
글러브가 아닌 방망이를 들고 마운드 대신 타석에 선 투수 봉중근.
공을 칠 뜻은 없는 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홈플레이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멀뚱히 삼진을 당합니다.
LG가 9회 맹추격을 하면서 모든 야수 자원을 써버려 나온 진풍경입니다.
무릎 아픈 이진영 대신 대주자로 나선 이도 투수 임정우.
포수 마스크를 쓴 건 1루수 문선재였습니다.
▶ 인터뷰 : 문선재 / LG 내야수
- "(포수는) 초등학교 때 재미로 몇 번 본 이후 처음입니다."
LG는 극적인 승리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지만, 프로답지 못한 야구장 시설은 선수를 잡을 뻔했습니다.
파울 타구를 잡으려고 몸을 던진 정훈.
머리 위로 날아가는 공만 쫓아간 박건우.
딱딱한 펜스와 충돌한 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과도한 장난으로 야구 선수의 인성 논쟁까지 일으켰던 '물벼락 세리머니'는 수훈 선수 인터뷰 풍경을 바꿔놨습니다.
점잖게 도넛을 한 입 물려 주는 걸로는 부족했는지, 다음 날에는 아나운서에게도 주스를 대접하는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 인터뷰 : 정훈 / 롯데 내야수
- "물은 안 뿌리네요. 그래도."
막내 NC 선수들은 기특한 동료에게 꽃과 어깨띠를 걸어주는 훈훈한 모습으로 세리머니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