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6월, 대구구장. LG 트윈스 김용수가 더그아웃 옆의 라커룸(?) 철망에 손을 얹고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당시 대구구장은 원정팀 라커룸이 없어 더그아웃 옆 작은 공간을 라커룸으로 사용했다. 날아오는 타구로부터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철망을 쳐 놓은 이 작은 공간에서 원정팀 선수들은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하곤 했다. 훈련을 마친 후 깨끗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용수는 철망을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새장에 갇힌 기분이네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LG의 특급 마무리였던 김용수는 1994년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영건 3인방과 함께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동시에 한국시리즈 MVP까지 거머쥐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통산 100승-200세이브를 기록해 한국프로야구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한 김용수는 1999년 자신의 배번 ‘41’번을 LG 트윈스 창단 이래 최초이자 유일한 영구결번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 =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