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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장 잘했던 것을 떠올려야할 김남일

기사입력 2013-06-06 07:07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김남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거침없음’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당당함이다. 자신감이다. 소싯적부터 상대가 지단이든 피구든 가리지 않았다. 그의 당당함은 상대를 주눅 들게 했고 동료들의 힘을 북돋게 만들었다. 그런 선수 한명이 팀에 있고 없음은 큰 차이다.
파이팅이 돋보이던 김남일은 서서히 미드필더 자체로서의 가치도 높아졌고 나아가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자질도 성장해 나갔다. 상대의 맥을 끊어버리던 ‘진공청소기’는 언젠가부터 공격의 시발점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넘치는 카리스마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하나로 뭉쳐 팀의 기운으로 승화시키는 리더십으로 발휘됐다. 10년 넘도록 대한민국 대표팀 중원의 한자리가 그의 몫이었던 까닭이고 캡틴 완장이 그에 팔에 자주 감겼던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5일 새벽에 끝난 레바논전에서의 김남일은 과거의 그 모습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다. 물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예전과 똑같은 ‘포스’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것은 감안하고 지켜본 시선이다. 플레이 자체는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흡입력은 다소 부족했으나 경험 속에서 나오는 노련함은 복귀전 치고는 무난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냉정히 말해 그 이상의 힘은 나오지 않았다.
긴장됐을 것이다. 늘 당당했던 김남일도 3년 만에 다시 치르는 국가대항전은 적잖은 부담이었을 것이다. 스쿼드를 통틀어 가장 고참이 된 상황 속에서 더더욱 책임감이 컸을 것이다. 때문에 그의 플레이에는 경직됨이 보였다. 조심스러웠다. 그 조심스러움은,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야와 마음가짐으로 되돌아왔다. 김남일 본인에게도 팀 전체적으로도 마이너스였다.
김남일의 모습이 더욱 아쉬웠던 것은 경기 외적 영향력이 제한됐다는 점 때문이다. 정신적인 구심점 역할을 기대했던 이들이 적잖다. 나이를 먹었으니까 리더가 되어야한다는 단순한 논리가 아니다.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상대를 윽박지르는 그 파이팅이 동료들에게 전이되어 보이지 않는 힘으로 발휘되는 선순환을 기대했으나 적어도 레바논전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너무 조심스러웠던 까닭이다.
이해되는 조건들이 많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다시 접한 A매치의 무게는 김남일만이 알 수 있다. 그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위기에 빠진 대표팀의 여건과 함께 ‘그 너머’를 해줘야한다. 충분히 해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에 거는 기대다. 인천유나이티드가 2년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된 것은, 김남일의 ‘그 너머’ 힘의 영향이 적잖다.
만족스럽지는 않겠으나 어쨌든 복귀전을 끝냈다. 결과와 내용의 불만을 떠나 이제 큰 부담은 덜었을 것이다. 다음 경기부터는 달라져야한다. 흐름상 그리고 스쿼드 여건상 남은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전 역시 김남일의 출전 가능성은 높다. 현 상황 속에서 결국 김남일이 중원의 키 플레이어가 되어야한다.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대의 맥을 끊고 우리의 맥을

살리는 역할은 기본이요 후배들을 이끌면서 팀으로 하나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심점 역할도 해줘야한다. 못마땅할 때는 소리치고 실수했을 때는 격려하며 잘할 때는 힘차게 박수쳐주는 리더가 되어줘야 한다. 쉽지는 않은 임무다. 하지만, 과거 자신이 가장 잘했던 일이기도 하다. 진짜 김남일의 컴백을 기대한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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