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지난 5일 레바논 원정에서 한국이 아쉬운 내용과 결과를 보인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중앙에서 전방과 후방을 연결하는 고리가 좋은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1선과 2선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 효과적인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에서도 그 아쉬움은 크게 해소되지 않았다. 김남일-한국영(레바논전)에서 박종우-이명주로 바뀐 중앙 미드필더 조합 역시 합격점을 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명주는 A매치 데뷔전이었다. 김남일의 예기치 않은 부상과 맞물려 부담스러운 경기에 출전한 이명주는 아무래도 포항에서의 거침없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명주까지 컨트롤하기에는 박종우의 국가대항전 경력이 풍부하진 않았다. 올림픽을 통해 큰 무대 경험을 제법 쌓았다지만 생소한 멤버들과의 생소한 무대는 또 달랐다. 침착함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역시나 공격전개의 물꼬를 트는 역할이 미미했다는 점이다. 경기를 관람한 박경훈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중앙을 거치는 공격루트가 가미가 됐다면 보다 효과적인 장면이 나왔을 것이다. 원투 패스를 이용한 중앙돌파나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축구협회의 전 기술위원장이자 K리그 챌린지 고양 Hi FC의 이영무 감독 역시 비슷한 견해를 전했다. 이 감독은 “측면을 이용해 김신욱을 노리는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중앙 미드필더들이 첨병으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뜻을 밝혔다.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이 중앙 쪽으로 많이 이동해서 중간 고리 역할에 애를 쓴 것도 중원에서의 지원사격이 부족한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중거리슈팅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비가 내렸던 경기장 상황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내려섰던 우즈베키스탄의 전형을 감안했을 때 2선에서의 과감한 중거리슈팅은 필요했던 시도였다.
그 슈팅이 바로 골로 연결된다면 금상첨화겠으나 물기를 머금은 공을 바로 잡기 힘들다는 점을 착안해 리바운드볼을 노린다는 측면에서는 시도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박종우나 이명주 모두 침묵했다. 두 선수 모두 킥력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또 아쉬운 대목이다. 우즈베키스탄의 미드필더들이 수차례 중거리슈팅을 통해 정성룡 골키퍼의 펀칭을 유도했던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1-0으로 승리는 했으나 시원함을 주지 못했던 경기력이다. 한국이 만든 골은
투지 넘치게 많이 뛰었던 박종우와 이명주에게는 미안하지만, 분명 보완의 필요성이 느껴졌던 중원이다. 방패를 단단히 하는 것에는 도움을 주었으나 창을 돕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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