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원익 기자] 담담한 내려놓음이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좌완 투수 유창식이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간절함을 이루게 됐다.
유창식은 11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지난 5월 16일 2군으로 내려간 이후 26일만의 1군 복귀다. 김응용 감독은 “되든 안되든 써봐야 한다. 2군에서 공을 많이 던졌다”며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유창식은 올 시즌 13경기서 1승5패 2홀드 평균자책점 12.19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7경기서 6승8패 1홀드 평균자책점 4.77로 한발자국 나아간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뒷걸음 친 것. 특히 스프링캠프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던 터라 코칭스태프의 충격은 컸다.
유창식 스스로는 경기에 더 나가고 싶다는 간절함을 느낀 26일이었다. 11일 만난 유창식은 “많이 던지고 많이 맞았다. 아직까지는 영점이나 제구가 확실히 잡혔다는 느낌은 아니다”라면서도 “내려가기 전보다 힘이나 로케이션은 확실히 더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시즌 초 이유없는 부진. 스스로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특히 유창식은 시즌 초 부진으로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유창식은 “선발과 구원을 오간건 힘들지 않았다. 더 많이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마운드 위에서 던지고 싶다는 마음은 2군에서 더 구체화됐다. 팀 사정상 구원투수와 선발투수를 오갈 수 있는 상황. 유창식은 “어느 역할을 맡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합을 많이 나가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2011 신인드래프트로 한화에 지명된 이후 7억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특급 루키로 조명을 받았다. 고교시절 이후 승승장구. 부상을 제외하면 사실상 첫 시련이었다. 하지만 유창식은 “자존심은 원래 없었다”면서도 “내려가기전이나 지금이나 자신감은 똑같다”며 스스로에 대한 각오를 다시 다졌다.
매일 9시까지 이어지는 지옥 훈련. 단내나는 시간 이었다. 정민철 퓨처스 투수코치는 “절대 2군에서 다시 보지 말자”며 유창식의 선전을 기원했다.
일단 복귀전은 합격점이다. 유창식
조건은 같다. 동시에 가진 것이 많은 투수다. 자신감을 끌어올려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특급유망주’ 유창식이 ‘특급’과 ‘유망주’라는 거품을 내려놓고 등판의 간절함을 얻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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